
많은 사람들이 은퇴를 ‘일의 끝’, 즉 돈을 버는 활동이 끝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은퇴는 단지 정규직 근무나 조직 생활에서의 퇴장일 뿐, 수익 창출의 기회는 여전히 존재한다. 오히려 시간적 여유와 경험의 축적이라는 무기를 갖춘 은퇴자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현대 사회는 100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은퇴와 수익 활동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60세 전후로 일을 완전히 멈추고 연금으로만 생활하는 패턴이 일반적이었다면, 이제는 제2의 직업, 반퇴(半退) 생활, 온라인 창업, 재능 나눔을 통한 수익 활동 등 다양한 형태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제 나는 돈을 벌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지금의 나에게 맞는 수익 모델을 찾는 것이다.
사실 은퇴자는 수십 년 간의 업무 경험, 사회적 관계, 전문 지식이라는 강력한 자산을 갖고 있다. 이는 젊은 세대가 갖기 힘든 차별점이며, 이를 바탕으로 수익을 만드는 건 결코 꿈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보다 더 먼저 떠올려야 할 질문은 바로 **‘내가 가진 자산(시간, 경험, 기술)은 무엇인가?’**이다.

은퇴 후 수익을 만들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는 자산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연금 수령을 최적화하거나, 배당주 또는 부동산 임대 수익을 통해 매달 일정한 현금 흐름을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물론 큰 자산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꼭 고액 자산이 아니더라도 소액 배당주 투자, 리츠(REITs), 중소형 상가 임대 등도 가능하다. 핵심은 ‘수익률’이 아니라 ‘지속성’이다. 매달 10만 원이라도 꾸준히 들어오는 구조를 만들면 생활의 안정성이 커진다.
두 번째는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예컨대, 교직에 있던 사람이라면 방과 후 수업이나 온라인 과외, 회계사나 세무사 출신이라면 컨설팅이나 강의, 기술직이라면 기술 교육이나 부품 수리 관련 재능공유 플랫폼 활용 등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지식 콘텐츠를 수익화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예: 브런치, 유튜브, 클래스101 등)이 있어 누구나 크리에이터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세 번째는 소규모 창업 또는 온라인 기반의 부업이다. 전통적인 창업 방식이 부담스럽다면, 중고거래, 스마트스토어, 블로그 마켓, 쿠팡파트너스, 전자책 판매 등 초기 투자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방식도 있다. 특히 자신의 취미나 관심사를 접목한 수익 활동(예: 손뜨개 판매, 반려동물 용품 제작, 여행 블로그 수익화 등)은 ‘일하면서 즐긴다’는 느낌으로 접근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시작의 규모가 아니라 꾸준함과 자기 적합성이다.

은퇴 후 수익 창출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다. 사실 많은 은퇴자들은 돈보다는 **‘내가 여전히 사회에 필요한 사람인가’, ‘나의 시간이 의미 있게 쓰이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한다. 수익이란 그저 그 결과일 뿐, 자기 효능감과 삶의 활력을 되찾는 과정이 훨씬 더 본질적인 의미다. 어떤 사람은 동네 어린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치고, 어떤 사람은 여행 후기를 블로그에 올리다가 수익이 생기고, 어떤 사람은 손자에게 설명해주던 이야기를 전자책으로 만들기도 한다.
물론, 은퇴 후에는 체력이나 집중력 등에서 한계가 있을 수 있으니, 무리하지 않고 자기 페이스에 맞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처음엔 월 5만 원이든 10만 원이든, 그 안에서 즐거움과 성취감을 얻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이 작고 느린 움직임이 하나의 수익 구조로 자라난다. **‘지금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것을 누군가에게 유익하게 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으로도 시작할 수 있다.
결국, 은퇴 후에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가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와 방향의 문제다. 자신의 자산을 잘 정리하고, 세상의 변화에 열린 마음을 가지며, 나만의 속도로 걸어간다면 은퇴 후에도 얼마든지 가치 있는 수익 활동을 할 수 있다. 은퇴는 끝이 아니라, 수익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